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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트벨트와 선벨트: 미국 정치의 중심축

by jesuslovesyoueveryday 2024. 9. 17.

미국 대선이 다가올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러스트벨트(Rust Belt)’와 ‘선벨트(Sun Belt)’입니다. 이 용어들은 한국의 ‘TK(대구경북)’나 ‘PK(부산·울산·경남)’처럼, 미국 내 특정 지역을 묶어서 부르는 표현인데요. 이 두 지역은 대선뿐만 아니라 미국 경제, 정치, 사회의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러스트벨트와 선벨트의 정의와 특징, 그리고 왜 이 지역들이 미국 정치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러스트벨트 (Rust Belt) 🏚️: 쇠퇴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녹슨(rust)' 지역이라는 뜻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지역은 한때 미국 경제의 중심을 이룬 제조업 지대로, 특히 철강, 석탄, 자동차 산업이 번성했던 곳입니다. 주로 미국의 중서부(Midwest)와 중북부에 해당하는 이 지역은,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경제를 견인했지만, 1970년대 이후로 급격한 쇠퇴를 맞이했습니다.

러스트벨트는 주로 다음과 같은 주들을 포함합니다:

  • 미시간
  • 오하이오
  • 펜실베이니아
  • 인디애나
  • 일리노이

이 지역은 특히 세계화와 자동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자동화되면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고, 그 결과 지역 경제는 침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구 유출도 급격히 발생했고, 빈곤과 실업률이 증가했으며, 많은 지역에서 공장이 문을 닫고 건물들이 방치되어 녹슬어가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러스트벨트는 한때 미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미국 산업 구조의 변화와 글로벌화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은 상징적인 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선벨트 (Sun Belt) ☀️: 새로운 경제 중심지

선벨트는 '햇볕이 잘 드는' 미국 남부 지역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기후가 온화하고 쾌적한 이 지역은, 1970년대 이후 급격히 성장하면서 미국 경제의 또 다른 중심지로 떠올랐습니다. 선벨트는 다음과 같은 주들을 포함합니다:

  • 텍사스
  • 애리조나
  • 플로리다
  • 조지아
  • 캘리포니아

이 지역은 북부와 달리 일년 내내 따뜻한 기후를 자랑하기 때문에 인구 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기업들의 투자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술 산업이 발전하면서,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도 유명합니다. 제조업에서부터 IT, 에너지, 서비스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 지역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선벨트 지역은 또한 미국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곳으로, 경제적, 정치적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대선에서 이 지역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민자와 젊은 인구가 이 지역으로 몰려오면서, 정치적 성향 역시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며, 특히 텍사스와 애리조나 같은 주는 과거에 비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졌습니다.

 

 

러스트벨트와 선벨트의 정치적 중요성

(출처: 헤럴드 경제)

러스트벨트와 선벨트는 미국 정치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들입니다. 이들 지역은 "경합주(swing state)"가 많기 때문에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경합주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지지세가 비슷해서 선거마다 승부가 갈리는 주들을 의미합니다.

 

 

 

 

러스트벨트의 정치적 변화

러스트벨트는 오랫동안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습니다. 제조업 노동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이 지역은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컸고, 이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왔습니다. 그래서 러스트벨트는 "블루월(blue wall)"이라고 불릴 정도로 민주당의 표밭이었습니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이 지역에서 승리하면서 공화당이 이 지역을 가져갔습니다. 트럼프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여기는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불만을 자극하며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구호로 이들의 표를 얻었습니다. 이로 인해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게 된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러스트벨트였죠.

하지만 2020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는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갔습니다. 조 바이든 후보가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당선이 확정되었습니다. 트럼프의 4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경제적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실망감이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선벨트의 정치적 변화

선벨트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습니다. 이 지역은 성향이 보수적인 복음주의 백인 기독교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바이블벨트"로도 불립니다. 이들은 임신중단, 성소수자 등 사회적 이슈에서 보수적인 목소리를 내며, 공화당을 강력히 지지해왔습니다.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는 이 지역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선벨트 지역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합이 치열해진 경합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민자 유입이 증가하고,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나 뉴욕 등에서 선벨트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민주당 지지층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0년 대선에서 애리조나와 조지아 같은 주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며 선벨트에서의 민주당의 존재감이 커졌습니다.

 

 

 

러스트벨트와 선벨트는 미국 대선에서 중요한 경합주들을 포함하고 있어, 두 지역의 정치적 변화는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은 러스트벨트와 선벨트에서 승리하면서 대통령이 되었고,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이 두 지역은 계속해서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의 TV 토론

지난 9월 10일, 미국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첫 번째 TV 토론을 치르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토론은 두 후보 간의 처음이자 마지막 맞대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토론에서는 경제, 물가, 외교, 이민, 에너지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 후보가 격돌했으며, 그 결과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특히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토론의 배경: 해리스와 트럼프의 첫 맞대결

두 후보는 90분간의 예정된 시간을 넘겨 105분 동안 열띤 논쟁을 벌였고, 토론이 끝난 후에도 서로 인사를 나누지 않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이번 토론은 단순한 정책 발표의 자리가 아니라, 각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미국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장이었습니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경제 정책, 특히 보편 관세 부과 공약을 "전 국민 부가세"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해리스는 이 공약이 미국 국민의 물가 부담을 키운다고 주장한 반면, 트럼프는 해리스를 "마르크스주의자"라며 자신의 재임 시기에는 물가가 안정적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낙태권 문제에서는 해리스가 낙태를 "여성의 생존권"이라고 강조한 반면, 트럼프는 각 주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두 후보 간의 의견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해리스의 전략적 우위

CNN을 비롯한 주요 미디어는 해리스가 토론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우세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해리스는 차분한 태도로 트럼프의 발언에 대응하면서 트럼프의 감정을 자극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트럼프는 이에 맞서 해리스를 “곧 바이든이 될 사람”이라며, 해리스가 실질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연장선에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재임 시기 성과를 강조하며 해리스에게 계속해서 압박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해리스는 조용한 한숨이나 안타까운 눈빛으로 트럼프를 대응하면서 토론 내내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리스가 상대적으로 더 성숙하고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시장의 반응: 트럼프 트레이드의 약세와 해리스 트레이드의 부상

이번 토론의 결과는 미국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해리스가 상대적으로 우세한 평가를 받으면서,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되던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가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TMTG)의 주가는 토론 전날까지 10% 상승했으나, 토론 다음 날 10.47% 하락 마감했습니다. 트럼프의 친가상자산 정책으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비트코인 역시 토론 직전 가격인 57,500달러에서 토론 후 56,107달러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린 산업 관련주들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태양광 관련주인 퍼스트 솔라(+15.19%)와 인베스코 솔라 ETF(+6.27%)는 상승세를 기록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삼성SDI(+9.9%), LG에너지솔루션(+5.1%), 포스코퓨처엠(+8.9%) 등의 이차전지주가 급등했습니다. 해리스의 환경 친화적 정책이 그린산업 관련 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 것입니다.

 

 

 

 

미국 대선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미국 대선의 결과는 한국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그의 '미국 우선주의'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무역 관세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한미동맹 중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한국의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산업 관련 기업들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해리스 역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울 가능성이 있어,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단순히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초박빙의 대선 결과 예측

현재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해리스와 트럼프는 각각 49.4%, 45.8%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50% 대 50%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토론이 대선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으며, 향후 몇 주 동안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중도층 유권자들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대선은 미국 내부뿐 아니라 전 세계, 특히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이번 해리스와 트럼프의 TV 토론은 두 후보의 정책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었으며, 그 결과로 각국의 경제와 정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토론에서 해리스가 우세한 평가를 받았지만, 경합주에서의 결과가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