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기준 해외 주식 투자자 수는 7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머물던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본 글에서는 국내 증시가 직면한 문제점과 투자자들의 변화된 선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국내와 해외 주식 투자자의 증가와 감소 현황
해외 주식 투자자 증가
2021년 해외 주식 투자자는 약 588만 명이었으나 2022년에는 634만 명으로, 2023년에는 659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그 수가 710만 명에 이르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 투자자의 주요 투자처는 미국으로, 특히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TIGER 미국 S&P 500,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관련 ETF가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투자자 감소
반면 국내 주식 투자자의 수는 2022년 1,440만 명에서 2023년에는 1,415만 명으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국내 상장기업의 개인 투자자 중 약 30%에 해당하는 20-30대 투자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2.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
박스피와 국내 증시의 침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코스피가 수년간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점입니다. 2007년 이후 코스피는 2,000선을 돌파했으나 이후 15년 가까이 2,500~2,600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3,000선을 넘기도 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고 이후 다시 박스권에 갇혔습니다.
박스권의 의미와 국내 증시의 상황
박스권은 주가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박스권에 갇힌 주식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인식되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요인이 됩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불확실성
국내 증시의 또 다른 변수는 금투세 도입 여부입니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이 연 5,000만 원을 넘으면 20~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현재까지 금투세 시행은 2025년으로 유예된 상태이나, 이로 인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대주주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까지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많은 투자자들이 국내 대신 해외 투자를 선택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3. 국민주 하락과 무분별한 주식 발행이 미치는 영향
주요 종목의 하락
국내 증시의 주요 종목들 또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근 1년 7개월 만에 5만 원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차전지 관련 주식 역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올해 들어 각각 37.2%, 32.8% 하락했습니다. 이런 주요 종목들의 하락은 국내 증시의 전체적인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주식 발행으로 인한 주주 가치 희석
국내 기업들이 유상증자와 같은 방식으로 주식을 무분별하게 발행하는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율과 주주 가치가 희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주 가치를 보호하는 미국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4. 국내 증시의 문제 해결 방안
증시 밸류업의 필요성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의 가치 제고(밸류업)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통해 국내 기업의 가치 제고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시가총액, 거래대금,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선정하며,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소각과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자사주를 소각한 상장사의 수가 작년 대비 약 2배 증가했으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금투세의 방향성 확립
금투세와 관련된 정책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금투세 도입 여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정책의 방향성이 명확해져야만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시행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있어, 시장 불안 요소로 남아 있습니다.
5.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현황
국내 증시에서 멀어지는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투입한 자금은 올해 약 12조 원에 이릅니다. ETF를 통한 간접 투자 자금도 해외 자산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올해 해외 ETF 순설정액이 20조 원으로, 국내 자산 투자액보다 약 6조 원 더 높은 상황입니다. 이는 한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이 글로벌 시총 상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애플 한 종목의 시가총액보다 낮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개인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 투자를 선호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여러 요인에 기인합니다.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 금투세 도입 불확실성, 주요 종목의 하락과 무분별한 주식 발행이 그 주요 원인입니다. 국내 증시의 가치를 높이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이제 필수적입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되찾기 위해, 정부와 기업 모두가 협력하여 더 나은 주주 환원 정책과 정책의 명확성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